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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래킹]

[NEPAL] 2부_ANNAPURNA ROUND TRRKKING 4-6일차

 

4일차 (9/28)

 

 

다나큐를 출발해 첫 마을인 티망을 지나면서 동쪽으로 만년설 봉우리인 마나슬루봉(8,163m)이 나타난다.

해발이 높아지면서 계곡은 발 밑으로 점점 멀어지고, 웅장한 산 능선이 어깨와 나란히 한다.

 

 

 

 

 

 

 

 

 

 

 

 

 

 

<< 大自然敎  >>

 

 

설산은 인간이 셈할 수 없는 세월 동안 그 자리를 지켜왔다.

우주의 근원이자 생명의 근원을 품고 있다.

 

멀리 보이는 純白은 생명의 근원인 순수를 상징하는 듯 하다.

조금씩 생명수를 내려 보내, 생명을 싹 틔우고, 자연의 조화를 만들고 있으니

볼 때마다 경이롭고, 신성하기 까지 하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 일진데,

인간의 탐욕은 순응하며 조화하지 못하고, 이를 파괴하고 있으니

이는 생명에 대한 파괴이자, 우주에 대한 모욕이라 하겠다.

 

또한 이러한 인간의 탐욕은 필요한 것 이상을 탐하는 과잉에서 출발하는 것 아니겠는가?

과잉 소유, 과잉 소비, 과잉 생산이 자연의 섭리, 우주의 원리를 거스르고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을 확장시켜 본다.

 

이곳 <히말라야人>은 우주의 일부로서, 자연 그 자체로서 살아가는 모습이다.

 

 

작은 생태를 소중히 하며 살아가는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설산과의 첫만남에서 다시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는 여행 동안 나에게 하나의 신앙이 된 듯하다.

 

 

 

 

 

 

<< 한국의 위상  >>

 

 

라운드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하다 보면,

보름 여 동안 많은 사람들과 조우하게 된다.

특히나 가이드나 포터로 도움을 주는 많은 네팔리 들과 만나게 된다.

 

비슷한 또래의 어떤 이는 여행으로 즐기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20kg 정도의 무거운 배낭을 삶의 무게로 짊어지고

살아가는 모습이 약간은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 친구들의 표정은 즐겁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그 일을 즐기듯이 하기도 해서 그리 부담 가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 네팔친구들이 다른 나라보다 유독 한국인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심과 친밀감을 보인다.

그리고 많은 친구들이 한국말을 조금씩은 할 수 있으며,

그 중 몇 친구들은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이 곳에서 들은 정보에 의하면 한국과 네팔 정부간 인력 파견 협의가 이루어져

내년에 1만여 명의 노동자를 파견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조건으로는 네팔에서 시행하는 한국어 자격 시험을 통과해야만 한다.

 

그래서 이 곳 젊은이들 사이에는 한국어 공부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네팔은 지리적으로 북으로 티베트(중국), 남으로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내륙 국가이다.

세계 최빈국으로 분류되며, 대부분이 산악지역이라 특별한 지하자원도 없고,

해상 운송로도 없기 때문에 특별한 산업이 발달하기도 힘든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외국으로 취업을 선호하는데

 

현재 일반 노동자들의 임금은 10만원 정도,

중동이나 기타 국가에서 받는 임금도 30-50만원 선이라고 한다.

한국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일의 어려움을 떠나

<코리안 드림>을 모두가 꿈꾸고 있는 듯하다.

 

 

그들의 선망의 대상인 한국인으로서 상당한 책임감을 느낀다.

 

이들이 꿈 꿀만큼 한국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3D업종을 책임지는 협력자로 대접하고 있는지?

한국에 온 이들이 그들의 꿈을 잃지 않고, 성과를 가지고 가는지?

또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과 무시로 인권탄압 등의 상처를 받고 있지는 않는지?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박범신 작가의 <나마스떼>라는 소설에서

90년대 중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제도 미비로 인해

불법체류를 양산하고 인권 탄압과 노동 3권도 보장 받지 못하는 환경은

지금 많이 개선은 되었는지도 궁금하다.

(예전 산업연수원 제도일 때 보다는 개선되었다고는 한다.)

 

여행 동안 만난 한국 친구들 중에는 호주, 캐나다 등으로 워킹비자를 받아서

1년 정도 일하고 여행을 하는 친구들이 꽤 있다.

그리고 30년 전 나의 작은 아버지도 그랬듯이 사우디등 중동 사막에서

노동을 통해 외화를 벌어왔던 여러 상황들이 오버랩 된다.

 

 

네팔은 주된 외화 수입원이 관광 수입이다.

그리고 외국에서 노동력을 제공하고 버는 수입이 관광수입을 넘어섰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 나라 위상이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뒤에 존경스러운 국가로 이들에게 인지 될지는 아직 자신이 없는 것은 나만의 기우일까?

 

한국어 공부를 하는 친구들에게 모두 메일 주소를 적어줬다.

그리고 한국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그 중에 19살 된 포터 친구는 메일 주소를 받고 한참 고민하면서,

자신은 아직 이메일을 못 쓴다고, 컴퓨터 배워서 꼭 연락하겠다고 하는 모습이

나에게 아직까지 뇌리 속 한 켠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한국말 공부하던 포터(왼편)가 우리를 보자 자신의 게스트를 팽개치고 우리와 함께 다니고 있다.

이번 트래킹에서 나는 네팔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나는 그들의 순수함이 좋았다. 이번 트래킹 중간에 만났던 포터, 가이드 네팔 친구들과의 헤어짐도 섭섭하다.>

 

 

 

<4일차 이동 개요>

Danaqyu(2,200m) --> Chame (2,710m)

이동거리 : 12km 이동 고도 : 510m

 

 

 

 

 

 

 

 

 

5일차 (9/29)

 

 

고도가 3천m 가까이여서인지 평소보다 호흡이 약간 가쁘다.

주변 설산 봉우리가 자주 눈에 띈다.

눈 쌓인 흰 봉우리는 나에게는 聖像이다.

아직은 맛 보기인 듯하지만 보고 있으면 가슴이 뛴다.

 

오는 길에 Lanjung Himal 봉우리를 보고,

Lower Pisang 마을에 여정을 풀고, Upper Pisang 마을에 산책 겸 올라가니

안나푸르나 2봉이 손에 닿을 듯 펼쳐져 있다.

 

 

 

 

 

 

 

 

 

 

 

 

 

 

 

 

 

 

 

 

 

 

 

 

 

 

<upper pisang마을에서 바라보는 안나푸르나 2봉(7937m)>

** 참고로 ‘안나푸르나’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는 1봉에서부터 4봉까지 있다.

이 지역에서는 안나푸르나 1봉(8091m)이 가장 높다.

 

 

 

 

 

 

숙소에서 일하는 네팔 아저씨가 한국말을 띄엄띄엄 한다.

한국에 가본 적이 없지만, 한국 영화를 보며 익혔다고 한다.

산 속에 사시는 아저씨들 중 그런 분을 보는 것은 특별하지 않다.

 

식사 주문을 하면 영어를 잘 못 받아쓰시는 분인데,,,,

김치, 소주를 좋아한단다..

스쳐가는 인연인데도 정이 많이 가는 분이다..

내가 가져간 럼을 조금 나눠 마셨다..

 

 

 

 

 

 

 

 

 

 

 

<Swargadwari Danda>

 

 

 

오늘 길은 눈을 떼기 힘든 거대한 병풍과 함께 한다.

퇴적암 같지 않고, 우주에서 어마어마한 돌을 던져서 생긴 듯한 <Swargadwari Danda>이다.

‘Swargadwari’의 의미는 ‘천국으로 가는 입구’라는 뜻이다.

저 멀리 바위 넘어 천국이 있을 듯하다.

 

 

 

 

 

 

 

 

 

 

 

 

 

 

 

 

 

 

 

 

 

 

 

 

 

 

 

 

 

 

 

 

 

 

 

 

 

 

 

 

 

 

 

 

 

 

 

 

 

 

 

 

 

 

 

 

 

 

 

 

<5일차 이동 개요>

 

Chame(2710m)  -->  Lower Pisang(3250m)

이동거리 : 19km, 이동 고도 : 540m

 

 

 

 

 

 

 

 

 

 

 

6일차(9/30)

 

 

해발 3천 미터가 넘자 숨 찰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오늘은 거의 평지로 산책하는 듯 하다.

 

오른편으로 Pisang Peak를 뒤로 하고, 왼편으로 멀리 안나푸르나 2봉과 작별인사하며

섭섭할 사이도 없이 안나푸르나 3봉이 모습을 조금씩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고도 적응을 위해 하루씩 더 묵어 가는 베이스 캠프 역할을 하는 ‘Manang’ 마을은 산 능선 사이에

꽤 넓은 평야지가 있고, ‘강가푸르나’ 빙하에서 내려오는 물 덕에 농사짓기 좋은 마을답게 꽤 많은 농사를 하는 듯하다.

 

2일을 묵기로 한 숙소에서 안나푸르나 3봉과 강가푸르나봉이 손에 잡힐 듯하다.

 

 

 

 

 

 

 

 

고도가 높은 이곳은 벌써 추수철이다.

농사일이 무척 바빠 보인다.

추수하는 일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재래식 타작기계 하나 없이 모두 수공업적이다..

 

보리를 뿌리 채 뽑아서 흙을 털고, 1-2일 말린 후에 볏단 자체를 나무로 만든 반원형 통 안에 내리쳐 낟알을 떨군다.

 

모든 식구가 나와서 함께 일한다.

갓난 아기까지 엄마,아빠의 일터를 놀이터 삼아 함께 있다.

 

 

 

 

 

 

 

 

 

 

 

 

 

 

 

 

 

 

 

 

 

 

 

 

 

 

 

 

 

 

 

 

 

 

 

 

 

 

 

 

 

 

 

 

 

 

 

 

 

 

 

 

 

 

 

 

 

 

 

 

 

 

 

 

 

 

 

 

 

 

 

 

 

 

 

 

 

 

 

 

 

 

 

 

 

 

 

 

 

 

 

 

 

 

 

 

 

 

 

 

 

 

<< 히말라야人  >>

 

트레킹을 하면서 상당히 기분이 좋다.

가장 기분이 좋을 때는 ‘히말라야人’과 소통할 때 이다.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래킹’은 이들이 사는 마을을 연결한 길을 걷는 것이다.

우리가 가는 길은 이 산의 주인인 ‘히말라야人’들이 살아가고 있는 길이다.

 

많은 ‘히말라야人’이 있다.

 

오며 가며 마주치는 많은 ‘히말라야人’,

무거운 짐을 지고가면서 인사에 언제나 환한 웃음으로 화답해 주는 사람,

트래커를 도와 무거운 짐을 지고 1년에 몇 번씩 산을 오르는 포터,

자신들의 마을에 들이닥친 낯선 여행객들을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는 사람들,

 

‘히말라야人’ 그들이 내뿜는 내공에 나는 ENERGY를 충전하며 다닐 수 있었고,

그 미소가 잊혀지지 않아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이곳이 아니면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은 아쉬움도 너무 크다.

 

나는 그들에게 미륵보살의 옅은 미소를 본다.

석가의 감은 듯, 뜬 듯한 인자한 미소를 느낄 수 있다.

힌두 시바신의 자비로움을 느낀다.

아기들의 어설픈 조막손 합장과 미소에서

기독교 성화에서 봤던 ‘아기천사들’의 모습을 본다.

 

‘히말라야人’들은 대자연 , 우주 그 자체이다.

 

아마도 내가 다시 히말라야를 온다면 그 들을 다시 만나기 위함일 것이다.

 


 

 

 

 

 

 

 

 

 

 

 

 

 

 

 

 

 

 

 

 

 

 

 

 

 

 

 

 

 

 

 

 

 

 

 

 

 

 

 

 

 

 

 

 

 

 

 

 

 

 

 

 

 

 

 

 

 

 

 

 

 

 

 

 

 

 

 

 

 

 

 

 

 

 

 

 

 

 

 

 

 

 

 

 

 

 

 

 

 

<<  히말라야 노새 >>

 

 

마을간 물자이동을 위해 하루에 수 차례 노새들이 무거운 짐을 싣고 다닌다.

늙은 노새들은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오르막을 오르면 무척 힘들어 한다.

몇 걸음 딛지 않고 쉬면, 뒤에서 몰이꾼의 재촉과 젊은 노새들이 뒤에서 밀듯이 다가오면,

이것이 자신의 운명이구나 체념하듯이 한걸음 한걸음 힘겨운 걸음을 내딛는다.

그 노새가 힘들어 쉬면서 가뿐 숨을 내쉬면,

히말라야에서 보낸 그의 생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