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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기타]

한국에 돌아와서


돌아온지 3달여가 되어갑니다....
적응이 되지 않았다고 하는 핑계도 공감을 얻기 힘든 기간입니다..
하지만 아직 저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행동안 결심했던 나에 대한 또하나의 도전 "책" 쓰기에 상당히 버거워 하고 있습니다..
도전이라 생각했던 것이니~ 오기가 생기기도 합니다..ㅎㅎ
조금만 더 집중하고 노력하면 좋은 결과도 있을 것 같은 예감입니다..

40대를 지나며 이 도전만 성공한다면, 앞으로 남은 인생은 아주 멋지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 지금 약간의 고난의 시간을 격는 듯 합니다..ㅋ

지속적인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이제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 함께하는 모든 사람과 시간이 그리워하게 될 과거가 되고 있다.
그리고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후에는 그리워했던 현재가 되어 있겠지
."

 

여행을 떠나기 하루 전 블로그에 남겼던 글이다.
이제는
내가 그리워했던 현재의 시간과 공간 속에 돌아와 살고 있다.
무엇이 달라져 있는 걸까?
주위의 많은 이들은 1년이 짧았다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 지난 1년은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긴 한 해였던 것 같다.

날짜를 잊어버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흥분 속에서 살다 보니
이제 떠나기 전 미지의 미래가 그리워지는 과거가 되어 있고,
나는 현실 속으로 돌아와 있는 것이다.

만화영화 <이상한 나라의 폴>에서 주인공 폴이 니나 공주를 구출하러 갈 때 현재의 시간이 멈췄다가
마왕의 소굴에서 열심히 고군분투하다 나오면 시간이 다시 돌아가는 것처럼.

나는 나의 무엇이 변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여행 이후 만나는 많은 지인들은 여행 뒤에 내게 일어난 변화를 물어온다.
나는 책을 천 권 읽은 사람에게 무엇이 변했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답하겠냐고 반문한다.
천 권은 아니더라도 수백 권은 읽은 것처럼 많이 배우고 느낀 것은 사실이나,
내가 구체적으로 무엇이 변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런 대화의 끝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적어도 두 가지는 확실한 것 같다.


첫째, ‘물신物神과 경쟁의 프레임’을 벗어나서 살아보기로 한 것이다.
여행 전에도 비판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내 자신 한국사회의 그와 같은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지만,
그 프레임에서 벗어난 자유와 행복을 위해 살아가려 노력하리라 마음먹은 것은 분명한 변화이다.

둘째, 나머지 인생을 투자하고 싶은 꿈이 생겼다는 것이다.
모든 꿈이 실현되는 것은 아니므로 아직은 공개적으로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내게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는 것이고,
내 자신이 어릴 때부터 꿈꾸어 왔던 맥락에서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는 것이다.
내겐 이 사회에 작으나마 내 족적을 남기고 싶은 꿈이 있었다.
불혹의 나이를 넘어선 이 시점에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그 오랜 꿈을 이루려 노력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혹시 나의 능력이 부족해서 ‘역시 꿈은 꿈이로구나!’라고 결론이 나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꿈을 꾸는 자만이 행복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